08/12/18 美 실리콘밸리, 불황 속에서도 미래사업 찾는다
기사클리핑/벤처캐피탈 2008/12/19 10:08 |출처 : 매일경제 작성자 : 유진평 기자 작성일 : 2008-12-18
2~3년 후 찾아올 '봄' 대비 전기차,태양에너지,IPTV 치밀하게 투자 기회 엿봐
'워킹맘'인 카렌 크리페 매니저(30대 중반)는 최근 실리콘밸리에 몰아닥친 사상 최악의 추위를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제넨텍이란 바이오회사에 근무하던 크리페 씨는 지난여름 정리해고를 당한 뒤 4개월간 일자리를 찾다 최근 간신히 다른 바이오회사에 원서를 내 최종인터뷰까지 마쳤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PC를 켜니 회사에서 보낸 "당초 뽑으려던 자리를 없앨 수 밖에 없어 채용을 취소한다"는 이메일이 와 있었다. 추운 날씨에 난방비마저 걱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곧 걸려온 친구 전화는 크리페 씨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친구인 조엘 멀리건은 각고의 노력 끝에 채용이 돼 이날 첫 출근을 했는데 출근하자마자 인사팀에서 호출해 "부서가 오늘부로 없어지니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
"1929년 대공황 때의 경험을 물려받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최근 일제히 대공황 모드로 돌입해 소비를 전혀 안 하더군요. 미국인들의 이런 모습에 우리 같은 외국인은 놀랄 따름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10여 년간 일해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종갑 이사는 "실리콘밸리의 전 기업들이 감원한다고 보면 된다"며 "이곳 사업가들은 불황이 최소 2~3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빠져나와 101번 하이웨이로 들어서면 팰러앨토시부터 새너제이시에 걸쳐 길이 48km, 너비 16km의 첨단기술단지인 실리콘밸리가 자리한다. 엘도라도이자 사이버금광이었던 이곳 실리콘밸리가 시드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불경기 속에서도 새로운 봄을 꿈꾸는 투자는 이어지고 있었다. 투자자들은 전기차, 미디어콘텐츠 딜리버리, 솔라에너지 등에 자금을 쏟고 있으며 온라인게임, IPTV 등에서도 기회의 창을 엿보고 있다.
서니베일에 위치한 야후는 한때 인터넷의 대명사엿지만 요즘 15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지하고 북미지역 사무실을 합병정리하기 시작했다. 마운틴뷰 소재 구글은 정규직에 비해 비교적 해고가 쉬운 계약직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매점 직원, 구내 버스 운전사 등을 해고하기 시작했다. 최대 1만명가량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팰러앨토를 지키는 HP를 비롯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이베이, AMD 등 대기업들이 감원하는 인력까지 합치면 실리콘밸리에서 대략 2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지금은 위기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곳 사람들은 부동산값이 지속적으로 올라 실직해도 6개월간 여행다니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곤했다. 하지만 이젠 실리콘밸리의 낭만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 CTO들이 가장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라우터 등 IT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여력이 없어져서다. 경비 절감만이 지상과제가 됐다.
바이오테크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 생명과학 투자은행인 버릴&컴퍼니는 지난 1~9월에 벤처캐피털에 대한 자금지원 총액이 전년보다 54% 급감한 82억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일간지인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는 대부분 지면 광고를 할인판매 안내로 채우고 있다.
미국서 박사과정을 밟고 한국서 일하려는 한국계 인재들은 오버퀄리파이드(자격 초과)로 입사를 못 하는 진풍경도 빚어지고 있다.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A씨는 여러 차례 한국기업들에 원서를 냈지만 한결같이 "고위직에 채용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콘텐츠를 블루투스(근거리통신) 기능을 활용해 여러 디바이스에 옮겨 저장하는 기술에 투자가 늘고 있다.
이곳에 지사를 두고 있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서비스업체인 CD네트웍스는 이런 틈새시장을 뚫고 불황을 극복해 나가는 사례를 만들고 있다.
이 회사 송윤석 이사는 "한국 중국 일본 스토리지 시장을 장악하니 미국 글로벌 대기업들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모바일콘텐츠, 태양전지 분야도 미래를 열 새 분야로 꼽히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구글과 손잡고 클린에너지 첨단기술을 공동으로 상용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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